KBS 한국인의 밥상 649회
교양
2024-03-28 (목) 저녁 7시 40분 방송
<"어서오세요" 사랑방 손님과 밥상>
예부터 우리나라의 손님 대접 문화는 봉제사 다음으로 중요한 문화로 여겨져 왔습니다.
양반가는 물론 평범한 서민들에게도 극진히 모셔야 하는 접빈례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를 중요시하는 과정에서 볼 수 있습니다.
뿌리 깊게 내려온 민족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다양한 형태로 만날 수 있습니다.
각 지역의 특성과 제철 식재료로 차려내는 특별한 밥상들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기다리고, 그리웠던 만큼 온 마음을 다해 정성껏 차려내는 귀한 마음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맛으로 그려낸, 옛 추억 – 전라남도 해남군
전라남도 해남 반도의 서쪽 끝에서, 오랜 시간 해풍을 견뎌온 한 고택이 위엄있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바로 공재 윤두서의 고택입니다. 봄이 찾아오면, 후손들은 역사와 기품이 서린 고택의 묵은 때를 벗겨내기 위해 바삐 움직입니다. 그들을 위해 무언가 바리바리 들고 방문한 여인이 있습니다.
그녀는 해남 전통 음식 보존 및 요리 연구가인 윤영덕 씨입니다. 영덕 씨 역시 해남 윤씨 일가로, 고생하는 식구들을 위해 차와 다과를 직접 준비해 멀리서 오셨습니다. 예부터 손님이 오면 차려냈다는 형형색색의 다과들은 보기만 해도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저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 고택에서 다과와 차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유독 명문가가 많았던 해남에서 요리를 배운 윤영덕 씨는 대대로 내려오는 해남 반가의 상차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또한, 종부였던 어머니의 손님을 귀하게 여기던 마음과 가난한 사람들이 배곯지 않게 늘 챙겼던 품성을 그대로 이어받아 손님과 함께 어울려 먹기를 즐깁니다. 음식을 정성으로 대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영덕 씨는 귀한 손님의 방문을 앞두고 상차림 준비에 분주합니다.
농수산물의 집산지인 해남의 손님상에는 다양하고 유서 깊은 음식들이 올라갑니다. 살이 단단하고 담백한 흰살생선의 포를 만두피로 사용해 만든 어만두는 옛 문헌에 기록이 남겨질 만큼 반가의 손님상에 빠질 수 없는 음식입니다. 생전복을 데쳐 방망이로 두드리고 말리는 작업을 약 20일 정도 반복 후 보양 재료들과 끓여낸 추복탕까지, 그 정성이 대단합니다. 또한, 남쪽에서 주로 자라는 홍갓과 제철 맞은 생선으로 만드는 일종의 김치 종류인 홍갓쌈지는 어머니의 추억이 담긴 별미입니다. 어머니의 그리움을 되새기며, 추억의 맛을 그리는 그녀를 만나봅니다.
■ 정성의 맛을 나누다! – 전라남도 순천시
앞으로는 낙안 평야가 넓게 펼쳐지고 뒤로는 금전산을 품은 전라남도 순천에서, 봄을 맞아 매화가 만발한 꽃밭을 거니는 이들은 김선학 씨와 마을 주민들입니다. 선학 씨는 1년 전, 오랜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이곳으로 귀향했습니다.
수십 년 만에 돌아온 고향이 낯설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곡 교실에서 만나 친해진 마을 사람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가장 큰 도움을 준 이는 낙안면에서 전통주를 빚는 박인규 씨입니다. 그는 선학 씨 부부가 고향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정성이 담긴 밥상을 준비하는 선학 씨가 친한 이웃들과 모였습니다.
순천과 보성의 경계에 자리 잡은 이곳에는 이 지역만의 특별한 재료들이 있습니다. 그 맛을 보여주기 위해 선학 씨와 친한 혜정 씨가 솜씨를 발휘합니다. 사시사철 잡히지만,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몰려드는 봄철 양태는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빠트릴 수 없습니다. 꽉 찬 양태알로 끓여낸 미역국은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은 개소겡입니다. 주로 우리나라 서남 연안에 서식하는 바닷물고기인 '개소겡'은 이곳 서남 지방에서는 흔히 '대갱이'라고 불립니다. 바짝 말린 대갱이를 방망이로 두드리고 껍질을 벗겨 구우는 것은 손이 많이 가는 재료지만, 이 지역 최고의 인기를 자랑합니다. 봄철에 빠질 수 없는 화전과 나물까지 한 상 가득 차려 손님을 맞이합니다. 인규 씨가 직접 빚은 술까지 올리면 순천의 진미가 완성됩니다. 다시 찾은 고향에서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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